여러분은 사계절 중에서 어떤 계절을 가장 좋아하시나요? 저는 여름에는 너무 더워서 차라리 추운게 낫다는 생각을 하지만 또 막상 추운 겨울이 되면 차라리 더운 여름이 낫다고 생각을 할 정도로 더위와 추위에 상당히 약한편입니다. 그래서 주로 봄이나 가을이 옷차림도 간단하고 날씨도 선선해서 돌아다니기도 편한거 같다고 느낍니다.

 

 

하지만 막상 각 계절이 되면 그에 맞은 매력이 있는데요 하늘에서 펑펑 내리는 눈과 어느새 쌓여있는 새하얗게 변해버린 세상을 보고 있으면 그래도 역시 겨울도 참 좋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. 이제 첫 눈도 왔고 날씨가 점점 추워졌기 때문에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고 있다고 봐도 되겠습니다. 그래서 이번에는 그에 맞는 겨울에 관한 시 몇편을 한번 같이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.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겨울 - 성낙희
 

황홀하여라.
아우성하던 초록
뿌리로
다 돌아들 오고
빈 가지마다
은사(銀絲)처럼 걸리는
빛과 바람.

 

보이기 시작한다.
오늘 비로소
이 흰 바람 속에
먼 구름 먼 하늘
언 땅에서 올라오는
청보리 새순
푸른 숨소리까지
아지랑이 여릿여릿
연보라 흔들림까지

 

자연이여,
가장 깊은 어둠에서
가장 밝은 눈부심
층층이 길어올리는
깊은 잠에 안겨서라도
잠들지 않는
고요한 오성(悟性)이
황홀하여라.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하얀 눈과 마을과 - 박두진

눈이 덮인 마을에
밤이 내리면
눈이 덮인 마을은
하얀 꿈을 꾼다.

눈이 덮인 마을에
등불이 하나
누가 혼자 자지 않고
편지를 쓰나?
새벽까지 남아서
반짝거린다.

눈이 덮인 마을에
하얀 꿈 위에
쏟아질 듯 새파란
별이 빛난다.
눈이 덮인 마을에
별이 박힌다.

눈이 덮인 마을에
동이 터오면
한개 한개 별이 간다.
등불도 간다.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겨울 이야기 - 이상현

 

겨울은
아이들 때문에 찾아온다.

알밤처럼
단단하게 여물어가는
목소리.

딱 벌어진
가슴으로,
눈싸움하는
개구쟁이들이 좋아

겨울은
언제나 눈송이를 터뜨린다.

불꽃처럼
사방에서 터뜨리는
그 눈밭에서

아이들은
날마다 깔깔대며 자란다.

제 키보다
큰 눈사람 만들 때,
제 몸무게보다
더 무거운
그 겨울을 혼자서 굴릴 때

아이들은
부쩍부쩍 자란다.